파킨슨병 세포치료 현황과 전망

[KFRM 푸름이야기] 제8회: 파괴된 뇌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세포 치료요법

글 : 부산대학교 김재호 교수 연구실 및 줄기세포 융합연구센터 이나연 박사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PD)은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운동 및 비운동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유병률은 총인구의 0.3%, 60세 이상 인구의 1%로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환자도 많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의 중요한 특징은 운동장애로, 뇌의 운동 회로를 구성하는 ‘흑질 (Substantia nigra)’ 부위의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으로 인한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어 나타납니다. 현재까지 완치가 가능한 치료법은 없지만, 약물적 치료방법으로 도파민 대체 요법인 레보도파(도파민 전구물질)를 복용함으로써 손상된 운동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레보도파는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을 상당히 향상시킬 수는 있지만, 장기간 투약하면 대부분 이상운동증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이에 연구자들은 도파민을 저장하여 두었다가 필요시에 방출하는 역할을 가진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충하는 방법으로 세포치료 또는 세포대체법 (Cell replacement)을 연구하였고,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해 왔습니다. 그 결과, 실제 태아 세포 이식을 사용한 수많은 임상 및 전임상 연구가 이루어졌고, 이러한 세포 대체 요법이 파킨슨병에 대한 실행 가능한 치료적 접근법이며 운동증상 개선에 효과적임을 입증하였습니다.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이용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직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은 잘 밝혀져 있지 않지만, 주요 운동 증상과 관련된 도파민 세포의 손실을 예방하거나, 손실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조기 진단, 그리고 손실된 세포 집단을 대체하여 운동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연구들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상당히 진전된 치료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포치료를 위한 초기 임상시험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6주에서 8주 사이의 사산된 태아의 신경조직이나 세포를 이식함으로써, 환자들의 운동장애가 호전되고 효과가 지속됨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사산된 태아의 사용은 윤리적 이슈와 이식 후 일부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이상증상으로 인해 사용이 제한되었고, 실용화를 위한 대체세포들을 탐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에 줄기세포가 대체세포로 점차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줄기세포는 다양한 세포로 분화를 할 수 있는 분화능을 가진 세포로, 우리 몸의 뼈세포에서 뇌세포에 이르기까지 특정 유형의 세포로 분화가 가능합니다.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에 이용할 수 있는 줄기세포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성체줄기세포: 조직 혹은 기관에 존재하는 세포. 분화가 가능하고, 자기복제를 할 수 있으며 특정한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로 분화되도록 운명이 정해져 있습니다.

배아줄기세포: 초기 착상 전 배아단계의 세포. 미분화상태로 세포증식이 가능하며 다양한 조직과 생식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다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 또는 역분화 줄기세포: 다능성이 없는 성인의 체세포에 역분화를 일으키는 4가지 특정 유전자를 도입한 후 발현시킨 세포.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다능성을 갖는 줄기세포로 미분화상태에서 세포증식이 가능하며, 다양한 조직이나 생식세포로 분화할 수 있습니다.

그림1. 파킨슨병에 대한 임상 및 전임상 기반 세포치료제 연구의 타임라인

줄기세포는 파킨슨병 치료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줄기세포를 사용하는 다양한 접근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초기 임상시험을 통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 치료의 기술적인 진보가 이루어졌으며, 줄기세포를 뇌의 손상된 영역에 직접 이식함으로써, 세포는 질병의 증상을 개선시켰을 뿐만 아니라 도파민 수치를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파킨슨병에 대한 대부분의 세포 치료법은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것이었지만,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사용할 수 있게 된 후로 도파민 신경세포로의 분화 유도를 통해 전반적으로 환자의 신경 손상과 비슷한 병적 조건에서 임상시험 연구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의 첫 임상시험은 2018년 일본 교토 대학교에서 면역적합한 사람의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도파민 신경세포로 분화하여 환자 뇌에 이식한 것입니다. 또한 2020년 하버드 대학교 김광수 교수팀은 69세 파킨슨병 환자의 자가유래 줄기세포를 도파민 신경세포로 분화하여 환자에게 이식한 성공사례를 보고하기도 하였습니다.

획기적인 도파민 신경세포로의 분화방법은 광범위한 연구의 대상이 되었고, 줄기세포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크게 발전시켰으며 재생의학에 대한 큰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포 치료요법이 파킨슨병에 의해 파괴된 뇌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큰 역할을 가지고 있지만, 노화는 계속 진행이 되기 때문에 이식된 줄기세포의 생존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파킨슨병의 증상을 줄일 수 있는 요법과 함께 여러 번 또는 여러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여러 절차를 거친 후에도 안정성에 문제가 없으며 효과가 동일한지 등에 대한 연구들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파킨슨병 치료에 대한 미래는 매우 긍정적일 것입니다.

 

[참고문헌]

1. Yasuhara T, Kameda M, Sasaki T, Tajiri N, Date I. Cell Transplant. 2017 Sep;26(9):1551-1559.

2. Sonntag KC, Song B, Lee N, Jung JH, Cha Y, Leblanc P, Neff C, Kong SW, Carter BS, Schweitzer J, Kim KS. Prog Neurobiol. 2018 Sep;168:1-20.

3. Parmar M, Grealish S, Henchcliffe C. Nat Rev Neurosci. 2020 Feb;21(2):103-115.

4. Osborn TM, Hallett PJ, Schumacher JM, Isacson O. Front Cell Neurosci. 2020 Apr 3;14:58.

5. The STEM-PD clinical trial (https://stem-p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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